[서순라, 예술과 만나다] 10. 서순라는 내일을 꿈꾼다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 참여점포 기획기사]

#윌링


걷기 좋은 거리로 불리기도 하는 서순라길엔 유독 커플들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서순라길이 데이트 명소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사랑을 약속한 이들이 함께 커플의 징표를 찾으러 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 바로 핸드메이드 주얼리샵 ‘윌링’이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주얼리를 제작하는 윌링은 이미 SNS에선 커플링으로 유명한 주얼리샵이기도 하다. 금속공예 명장인 오효근 공예가가 정성스레 만든 주얼리에선 차가운 금속임에도 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윌링은 점포 자체가 그리 오래된 점포는 아니다. 오효근 명장의 커플링은 오래전부터 제작되었지만, 윌링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과 마주한 것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한 명의 명장이 만들어내는 공예품이 아닌 주얼리에 자연을 담겠다는 철학과 함께 하나의 주얼리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윌링의 아트테리어는 브랜드의 철학을 공간에도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자연을 담아내는 주얼리와 가장 어울리는 아트테리어 작업방식은 플랜테리어였다. 평범한 진열장을 자갈과 이끼언덕으로 꾸며 마치 자연 속에 주얼리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다른 한 쪽엔 인조갈대와 조화식물을 거울과 함께 배치해 점포 안에서 주얼리를 착용한 고객들이 거울을 볼 때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이게 연출하였다. 





#그림찾아가게


‘그림찾아가게’는 서순라길의 점포들 중 가장 최근에 오픈한 점포일 것이다. 정확히는 아직 가오픈 단계이지만 말이다. 이 고슨 문화 예술 기획자인 점주님의 미술과 문화계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점포이다.

비록 가오픈 단계라 밖에서 보이는 매장은 비교적 허전하나, 매장 안 곳곳에선 여러 아티스트의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내년(2023년)에는 본격적으로 오픈한다고 하니, 예술을 쫓아 서순라길에 들리는 사람이라면 기대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이제 막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그림찾아가게는 오래된 점포만큼이나 점포섭외 단계에서 중요하게 고려된 점포이기도 하다. 이미 밑그림이 그려져 있는 여타 점포들과 달리 그림찾아가게는 백지에서부터 서순라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으니 말이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의 점포이니 당연히 점포 외관을 꾸밀 것이라는 필자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점주님은 아트테리어 참여예술가의 작품 역시 하나의 전시물로서 점포의 공간을 꾸미길 바라셨다. 하지만 아트테리어의 목적상 전시용, 판매용 아트워크는 제작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결정한 아이템은 바로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빛내줄 전시판이었다. 또한, 공간에 이질감을 만드는 분전함을 목재로 디자인해 기존 분전함의 모습을 감추는 동시에 하나의 진열장으로서 다른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만들었다. 



#라라살라마


라라살라마는 개업한지 1년이 채 안된 신생 주얼리샵이다. 스와힐리어로 'sweet dream'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주얼리샵은 생활 속에서 접하고 사는 자연스러운 흐름들을 모티브로 삼아 주얼리를 만든다.

라라살라마의 주얼리는 크고 화려한 것 보다는 작고 평범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집중하여 일상 속에서도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주얼리를 추구한다. 때문에 라라살라마에 빠진 고객들이 이곳 주얼리를 ‘문신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신과 같이 주얼리가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져서 부르는 별명이다. 




다만, 아직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점포이다보니 간판도 없고 인테리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새로 생긴 점포인만큼, 서순라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도 점포의 홍보가 필요했기에 라라살라마 아트테리어는 제일 먼저 점포와 어울리는 간판을 설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 ‘라라살라마’ 의 상호를 멀리서도, 그리고 밤에도 드러낼 수 있는 LED 간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로고는 라라살라마의 가볍고 모던한 주얼리 디자인 철학을 반영하여 라라라살라마라는 상호명을 그와 어울리는 필체로 디자인하기로 했다.


다만 간판이 설치될 흰색 벽면이 노후화로 인해 상당히 지저분해져 있음을 고려해야 했다. 벽면 전체를 가릴 간판을 설치하기엔 예산이 부족하고, 평면 간판을 일부분만 설치할 경우 주변 벽면 때문에 지저분해 보일 가능성이 있어 갈바늄을 이용한 입체 간판을 설치했다.




또한 부족한 실내공간 디스플레이를 보완하기 위해 협의를 통해 메탈상판을 활용한 수제 진열장을 빈 공간에 배치하여 점포를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라라살라마의 주얼리를 소개할 수 있도록 실내공간을 개선하였다.



#글을 마치며

- 조선시대 순라군들이 늦은 밤 육모방망이를 들고 통금을 하던 서순라길. 서순라의 돌담은 이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늦은 밤까지 환하게 밝히고 있다. 전통의 부흥을 꿈꾸는 사람, 자신만의 공간에서 성공을 꿈꾸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꾸는 사람까지.

서울시와 함께한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 부디 예술이 그들의 꿈을 아름답게 꾸며주길 바라며 아트테리어로 새롭게 단장한 서순라길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내일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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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