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백승준 - '누구나 삶의 활력 하나씩은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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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우리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 청년센터 은평 오랑에서 커뮤니티 지원을 담당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청년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백승준이라고 합니다.


Q. 청년센터가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A: 일단 기본적으로 청년센터의 역할은 청년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취미를 지원하는 동시에 그들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때로는 특강 같은 걸 제공해하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취업, 취미 등 청년들한테 필요한 다양한 지원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청년센터에선 어떤 계기로 일하게 되셨나요?


A: 저는 원래는 이런 청년지원사업에 대해선 잘 몰랐고, 집도 경기도 구리시여서 은평구에서 청년 활동한다는 것 자체를 상상도 못했어요. 대학 생활 때 대외 활동을 하면서 프로그램 기획도 하고, 행사도 만들어서 진행하기도 했는데 저는 그렇게 행사를 기획해서 진행하고, 또 사람들을 만나고 이러는 게 너무 즐겁고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일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청년센터나 이런 국가에서 하는 사업들을 아예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게 있다는 걸 아예 몰랐어요. 그러다보니 그 일을 시작 안 하고 그냥 다른 일을 하자 마음먹고 요리 쪽으로 좀 들어갔었는데, 그러다가 이제 창업까지 시도를 했었죠. 하지만 그게 마음처럼 잘 되진 않았어요.


그렇게 사업이 망해서 서울 다시 올라와 좀 쉬다가 다시 주방 쪽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저희 대학교 동아리 선배가 저한테 전화가 와서 이런 청년 지원 사업 같은 걸 하고 있는데 거기서 일 해보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집도 너무 멀고 그래서 면접만 보고 잠깐 일 좀 하다가 안 맞으면 나올 생각이었어요. 근데 일 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을 하고, 커뮤니티 지원활동을 하다 보니까 제가 예전에 대학 생활 때 이런 대외 활동하면서 느꼈던 그런 감정들을 좀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알았어요. 진짜 제가 하고 싶었다고 느꼈던 일이 딱 이 일이라는 걸. 되게 재밌어요. 집이 멀고 출퇴근하는 건 힘들지만, 일 자체가 너무 재밌고, 보람도 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고...전부 좋은 것 같아요.




Q. 청년센터에서 일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실 때가 있으신가요?

A: 이게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는 초면인 분들이 많고, 그런 분들은 대부분 소극적이시거든요. 하지만 저는 어쨌든 일로서 다가가는 것도 있고, 제 성격도 원래 처음 만나는 모든 사람들한테 다 살갑게 대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좀 힘들었거든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참여자분들 반응도 없고 조용하기만 하니까요.


그런데 프로그램을 운영을 하면서 여기서 보였던 사람들이 저기서도 보이고, 그렇게 관계가 조금씩 만들어지면서 이 사람들의 성격이 어떻든 간에 본인들도 스스로 마음을 열고 점점 반응도 더 좋아지더라고요. 직접 나서서 이끌기도 하고. 이렇게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게 눈에 보이는 거죠. 그럴 때 되게 뿌듯해요.


한번은 이런 분도 계셨어요. 다른 지역에서 은평 오랑 프로그램을 듣던 분이신데, 은평구로 이사를 오셨더라고요. 그리고 제게 이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은평구로 이사를 온 이유 중 90%가 은평 오랑 때문이다” 라고요. 그 얘기를 들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Q. 오랜 시간 청년지원 일을 하셨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한 지원이 청년들에게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게 있을까요?


A: 저는 예전부터 생각 했는데, 일단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국가차원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부분 단기계약직으로 일자리를 제공을 하는데, 이게 일자리 정책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짧은 기간 동안 돈 벌면서 취업 준비하라는 취지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다른 기관 보내서 잠깐 일 시키고 몇 개월 계약기간 끝나면 딱 계약종료인데, 그게 무슨 일자리 정책인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짧은 기간 동안 일하는 게 청년들한테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요.


그래서 저는 일자리 정책을 할 거면 청년들이 계약직으로서 잠깐만 머물렀다 가는 게 아닌, 확실히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다든가 아니면 이 사람이 확실히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발판이나 기회를 마련해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Q. 사실 요즘에 청년 센터들도 많이 생기고 그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잖아요. 혹시 어떻게 하면 청년센터를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있으실까요?


A: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이게 저희가 제공하는 청년 정책이든, 사업이든 그분들의 세금으로 운영이 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어쨌든 이것도 혜택인 거잖아요. 청년들에게 주어진 혜택인데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인 게 좀 아쉽기는 해요.

하지만 그 한정적인 이유는 비단 저희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의 문제라고도 생각을 하거든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청년들은 청년지원 사업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시청 들어가서 뭐 있나 찾아보고, 청년 포털 이런 데 들어가서 찾아보고, 이런 사람들이 많지 않거든요. 이런 건 홍보의 문제도 있지만 관심도의 차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게 잘 되려면 홍보라기보다 그런 청년들이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다양한 방면으로 더 노출을 시켜야한다고 봐요.


허구한 날 뉴스에서 싸우는 얘기나 하고, 누가 잘못했네 이런 얘기만 할 게 아니라 청년정책도 소개하고, 청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조금 많아졌으면 해요.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A: 지금은 비록 구리에 살고있지만, 저는 은평구에 자리를 잡을 생각이에요. 그리고 나중에는 장사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 경험도 짧지만 있었고, 아직도 그런 쪽에 관심이 많거든요. 원래 은평구에서 할 생각은 없었는데, 은평 오랑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좀 알게 되고 또 은평구민들이 약간 지역의 자부심이 좀 더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역 내에서 하는 활동들에 더 관심들이 많으세요. 한편으론 제 장사를 하면서 그분들에게 은평에서의 또 다른 자부심이 되고 싶기도 해요.


물론 여기서 만난 분들하고도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손님으로도 만났으면하고요. 제가 이런 자영업을 하게 돼도 청년센터든 뭐든, 지역 청년과 연계해서 뭔가 청년들을 지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려요.

A: 다 각자의 다양한 삶을 살면서 활력 같은 건 하나씩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저희 은평 오랑 이외에도 각 지역마다 이런 활동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지역 청년센터들이 다양하게 있거든요. 청년들의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런 청년센터에서 많은 활동들을 하다보면 언젠가 본인에게 도움 될 일들이 분명히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이 자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다양한 활동을 같이 하면서 더 많은 관계를 만들고 동네 친구도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에요.  그렇게 우리의 삶을 좀 더 즐겁게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은평 오랑에 오시면 청년 매니저 백승준을 찾아주세요. 저는 언제든 여러분을 환영해 드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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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