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박수호 - '수호식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은평문화재단 아카이빙 기획 컨텐츠
'청년, 우리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은평 오랑에서 나눔 냉장고 - 모두의 식사 쿠킹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 셰프 박수호라고 합니다. 모두의 식사 쿠킹클래스는 서울시 1인가구 청년 먹거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청년들이 함께 요리하고, 다 같이 식사까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Q. 친구분들이 부르는 별명 같은 게 있으실까요?


A: 제가 친구나 지인분들을 저희 집에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저희 집을 수호 식당이라고 많이들 부르시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에게 ‘수호식당 사장’이라는 별명이 따라붙게 되었습니다.


Q. 요리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하시게 되었나요?


A. 제가 서교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간 근무를 하였는데요, 평소 요리를 취미로 하는 걸 좋아해서 직원분들에게 간식이나 저녁으로 종종 음식을 만들어 드리곤 했습니다. 주민센터 내 직원식당에 직원 식사를 책임지시는 아주머니께서 한 달에 한두 번 쉬시는 날에는 제가 자처해서 전 직원 식사를 만들어 드리기도 했고요. 그 과정이 힘들고 고단하기도 했지만, 직원분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서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껴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쿠킹클래스의 레시피를 직접 연구하시고 선정하신다고 들었어요. 레시피를 선정하실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건 어떤 것인가요?


A. 아무래도 저희 쿠킹클래스가 1인 가구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다보니 한식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닭볶음탕, 계란말이, 김치찌개 같은 거요.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다보면 가끔 집밥이 그리울 때도 있잖아요. 거기에 조금씩 저만의 변주를 곁들인 레시피를 쿠킹클래스에서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Q. 요즘은 유튜브나 티비에서도 요리 강의를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오프라인 쿠킹클래스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같은 게 있을까요?

A.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다보면 참여자분들마다 실력의 편차가 있으시거든요. 아예 요리를 처음 해보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정말 요리를 잘 하시고. 중요한 건 청년들이 모여서 서로서로 도와 음식을 완성한다는 데 있는 것 같아요. 그 음식을 같이 나누는 건 물론이고요. 비록 각자의 실력은 다르지만, 서로 도와가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즐겁게 나아가는 것. 그게 오프라인 쿠킹클래스의 매력 같아요.



Q. 은평 오랑에서 쿠킹클래스를 하고 계신데, 은평구엔 언제부터 살게 되셨나요?

A: 저는 지금까지 거주지를 은평구 외로 한 번도 옮겨보지 않은 소위 말하는 은평구 토박이에요,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은평구에 오래 사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계속 은평구에 살게 되었고요, 학교도 다 은평구에서 나오다보니 자연스레 친한 친구들도 대부분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가까운 지역 내 정말 친한 친구들이 살고 있어서 친구들에게 음식이나 반찬 등을 만들어 주면서 받는 피드백 등이 저만의 메뉴를 만들 때 굉장한 도움을 받았어요. 저는 은평구가 제 직업에 대한 영향을 넘어서 다른 부분에까지도 큰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조금 가벼운 질문 드리겠습니다. 만약 로또 1등이 된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A. 제가 좋아하고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은 은평구에 제가 운영하는 식당을 하나 차리고 싶습니다. 진짜 ‘수호식당’ 이요. 로또가 아니어도, 언젠가는 꼭 저만의 수호식당을 차리고 싶어요.

올해에는 아직 취득하지 못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다른 분들의 쿠킹클래스도 들으면서 제 쿠킹클래스의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연구하여 좀 더 양질의 수업을 지역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싶습니다. 더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을요. 그래서 남들에게 보이는 지표가 아닌 저 스스로에게 정말 만족할 수 있는 한 해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려요.


A. 아무래도 이제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직장부터 시작해서 내 집 마련, 결혼, 앞으로의 진로까지.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라고요. 저도 그렇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막막함이 지금 청년들에게 공존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끔은 숲보다 지금 앞에 놓인 나무를 보시면서 묵묵히 걸으시다 보면 언젠간 원하시는 숲까지 도달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맛있는 식사도 한번 씩 만들어 드시고, 모두들 힘내셔서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까지 파이팅 하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수호식당을 오픈하는 그날까지 파이팅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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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