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 이동현 - '누군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이런 도전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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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우리의 모습을 소개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추크볼 1세대로서 감독 겸 선수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동네청년들 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동현이라고 합니다.


Q. 추크볼? 낯선 이름인데 어떤 스포츠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추크볼은 몸싸움이 없고, 볼을 뺏을 수 없으며, 골대구분이 없는 스포츠입니다. 상대방과의 신체접촉이 없어 부상의 확률이 매우 적은 편이죠..

뿐만 아니라, 볼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슈팅을 수비해서 가져올 수 있는데 빠른 민첩성은 물론 판단력과 순발력을 필요로 합니다. 게다가 골대구분이 없다보니 양쪽 바운더(=골대)를 왔다갔다 하면서 공격과 수비를 계속해야하기에 엄청난 체력이 필요로 합니다.

제가 지난 11년간 추크볼을 하면서 가장 큰 매력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팀워크'입니다. 7vs7경기이다 보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7명이 뭉치면 다이나믹하고 재밌는 경기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Q. 지금은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이라는 법인을 운영하고 계시잖아요. 이 일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A. 어렸을 때부터 저는 ‘추크볼’뿐이었어요. 추크볼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나쁘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늦은 나이에 군대를 전역하고, 20대의 전부를 바친 추크볼이라는 종목을 키우기 위해 지역에 도움을 청하러 다녔습니다. 국회의원, 체육회, 구청, 구의원 등등을 만나며 추크볼을 키우기 위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렇다 할 도움은 못 받았죠.

그러다 은평구에 ‘새싹공간’이라는 곳을 알게 됐습니다. 거기서 현재 은평 오랑의 센터장님을 같은 분과원으로 만나게 됐는데요. 친동생처럼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었고, 새싹공간이 은평 오랑으로 바뀐 뒤 센터장님이 되어 저와 함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셨어요.

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다가 ‘가장 잘하는 것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고, 2021년 3월쯤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법인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Q. ‘동네청년들 협동조합’에 대해 조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A. 체육,문화예술,미디어 분야에서 청년의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내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메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저희의 정체성이기도 한 ‘우리동네 트레이닝’이라는 지역거점형 운동 커뮤니티 사업입니다. 작년에는 4곳의 거점을 운영했었고, 올해는 조금 더 거점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기 위해 3곳을 운영 중이며, 중간중간 월 단위 형태로 3곳 이외의 거점들을 운영해왔습니다.

저희는 우리동네트레이닝을 운영하면서 많은 청년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는데요.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돕고, 그들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수록 돕는 게 저희 역할입니다.

청년의 설자리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설자리가 부족한 체육계열은 더더욱. 저희가 하지 않으면, 다신 누구도 이러한 도전을 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어도 청년들에게 그런 설자리를 마련해주는 곳, 그곳이 바로 ‘동네청년들 협동조합’입니다.


Q. 사업을 하시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커뮤니티 사업이다 보니 중립성을 지키고, 적정한 선이라는 것을 제시하는게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제가 누군가에 선이라는 기준점을 정해주는 게 아직은 어색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원래 저는 술을 안 좋아하던 사람이었거든요. 저희 클럽 팀의 선수들조차도 저와의 술자리를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커뮤니티 사업의 특성상 잦은 술자리를 갖다보니 조금씩 술맛을 알게 됐고, 지금은 매우 즐기면서 가끔은 술자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내가 술을 싫어했던 게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면서 나름 이걸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다녔는데, 이제는 아닌 것 같아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같아 조금 힘드네요...




Q. 그럼에도 보람차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한 해의 700~800명 정도 되는 청년들에게 운동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있어서 감사한 마음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해주시는 청년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그럴 때마다 보람차고 행복함을 느끼고, 동네청년들 덕분에 운동의 재미를 느끼고, 조금은 쉽게 운동과 친해질 수 있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틀리진 않았구나 하는 보람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체육계의 계시는 어르신들이 저희의 행보를 보시고는 술 한잔 사주시고, 밥 한 끼 사주시면서 칭찬해주시고 격려해주는 자리가 생길 때 마다 우리가 잘 가고 있구나라는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Q. 여러 지역이 있음에도, 굳이 은평구에서 사업을 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20살 때부터 추크볼에 꽂힌 저는 추크볼을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습니다. 군에서 전역한 이후엔 제가 사는 은평구에서부터 추크볼을 알리기 위한 움직임을 작게라도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저의 모든 활동지역을 은평구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은평구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그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동네청년들 협동조합' 설립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드려요

A. 많은 분들이 동네청년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으니 성공했다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곤 합니다. 하지만 아직 1년 조금 넘은 스타트업에 불구하고, 부족한 게 너무나 많습니다. 현재도 제대로 된 BM을 만들어가기 위해 부지런히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안에는 어렵겠지만, BM을 만들어 내년에는 수익이 팍팍나서 함께하는 청년들에게 보다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

30대가 되기전까지 은평구는 제게 그저 배드타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은평구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생각보다 마음이 맞는 청년들도 많고, 맛집도 많고, 좋은 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현재 동네청년들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는데 은평구의 계신 분들의 도움도 많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은평구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청년분들이 각자의 동네에서 함께 어울리고, 서로서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의 도움이 필요한 청년분들이 계시다면 언제든 얘기해주세요!!  청년들에게 즐거운 일상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저희가 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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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