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라, 예술과 만나다] 1. 전통과 현대가 살아숨쉬는 거리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 참여점포 기획기사]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서순라길’.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도 잘 몰랐던 사람이 더 많을 정도로 규모가 작고 알려지지 않았던 길이다. 종묘를 중심으로 동쪽으로 난 길은 ‘동순라길’, 서쪽으로 난 길은 ‘서순라길’이라 불렀는데, 이는 예전 조선시대 순찰제도였던 ‘순라’에서 일컬어진 작명이다.


조용히 뻗은 골목 돌담길 사이를 순라군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자. 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광도 멋스럽기 그지없다. 이곳 상권이 발달하기 전에는 종로 보석상인들의 공방, 보석가공장, 작은 주얼리샵 등이 채우고 있었는데, 몇해 전부터 인기가 높아지면서 카페와 레스토랑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돌담과 어우러지는 멋스러운 한옥가게들이 거리의 정취를 더해주기도 한다. 


▲ 종로 3가역 7번 출구에 위치한 서순라길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을 통해 순라길이 청년예술가들과 만나며 새롭게 단장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거리, 서순라길의 새로워진 모습을 소개한다.


 #1. 대성사 



- 대성사는 1967년부터 2대째 장신구 조각을 하는 전통 공방이다. 2002년, 2003년, 2004년, 2007년 등 4차례에 걸쳐 대한민국 전승공예 대전에서 입상했으며 2017년에는 대한민국 소상공인 보석 연마부문 명인 선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인의 공방이기도 하다. 


특히 산호, 비취, 호박, 옥, 라피스와 같은 천연석을 소재로 전통문양(십장생, 매화, 박쥐, 오복 등)을 직접 손으로 조각하는 작업방식은 대성사만의 장신정신을 엿볼 수 있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 대성사의 장인정신을 돋보이게 하는외관을 만들고자, 시트지 아트워크에 대성사의 작품(세공된 조각)이미지를 활용하였다. 로고의 경우 대성의 한자를 이용해 2대째 가업이 물려오고 있는 대성사의 상징성을 표현, 위에서 아래로 글자가 연결된 형태로 디자인하였다.


또한 외부 시트지, 어닝, 돌출간판 교체를 통해 기존 이질적이던 간판과 외관을 전통이라는 무드로 통일하여,  외부 인테리어가  대성사의 장신구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쇼윈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트테리어 되었다. 


 #2. 보은


▲'보은' 시공 전


- 보은은 양승수 대한민국 은 세공기능장과 딸 양성아 대표가 장신구를 디자인부터 세공까지 모두 직접하여 판매하는 전통 장신구 전문점이다. 주로 한국 왕실의 유물과 옛 문헌의 고증을 통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발현하고 있다. 


보은(報恩), 즉 '은혜를 갚음' 이라는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선조들의 은혜에 감사하고, 후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전통과 현대의 가교역할을 하고자 하는 보은의 철학은 장신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 '보은' 시공 후 <담당작가 - 김민석(다재무능 이내)>

- 2대째 이어오는 전통 장신구 장인이라는 이미지를 더 강조하기 위해, 숲 속의 장인공방을 찾아가는 느낌으로 공간을 개선하였다. 한국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와와 함께, 현대적인 목재의 색상과 소재를 선택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보은의 가치를 실내공간에 녹여냈다.


추가적으로, 외부시선으로부터 노출되기 쉬운 점포의 공간적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블라인드를 조절하여 점주의 작업하는 모습은 드러내고, 외부시선은 차단할 수 있는 목재카운터를 제작했다. 


 #3. 예화공방
▲ '예화공방 시공 전

- 예화공방은 우리나라의 전통 장신구 기법인 끈목을 사용한 매듭 방식의 전통 장신구 전문점으로 사랑받고 있다. 옥비녀, 노리개, 가락지, 옥로 등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장신구 뿐 아니라 동물조각, 꽃조각 등 현대 공예품도 전통적인 매듭방식을 활용하여 목걸이, 패션고리 등으로 만들어진다.  


궁중 및 사대부집안의 귀중한 장신구에 꼭 사용되던 전통매듭. 예화공방은 옛부터 이어오던 우리나라의 소중한 전통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아트테리어 개선작업 이후 ]


▲ 아트테리어 시공 후 <담당작가 - 우다민>

- 디자인 브랜딩보다는 기존 외관 디자인을 너무 많은 변경하지 않는 선에서 외관 개선을 진행했다. 특히 전통방식을 활용하여 작업하는 예화공방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간판과 시트지의 폰트에서도 전통적인 남았다.


'매듭' 이라는 예화공방의 상징을 가게 로고로 디자인하여 외관에서도 예화공방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날 수 있도록 아트테리어 하였다. 매듭의 모양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국화' 모양의 매듭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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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