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라, 예술과 만나다] 2. 같이, 가치를 만들다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 참여점포 기획기사]

#산호분식

▲ '산호분식' 시공 전


- 산호분식은 기존 점포의 상호명을 그대로 인수해서 써온 가게이다. 그렇기에 ‘산호’ 라는 상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종묘에서 서순라길로 들어오는 초입에 위치한 산호분식은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만큼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쥬얼리샵과 카페, 레스토랑이 주를 이루는 서순라길에서 ‘분식’이라는 서민적인 음식은 특별함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투박한 이미지와, 지저분한 느낌의 외관은 자칫 서순라길의 첫인상을 노후하다 느끼게 할 여지가 있었다. 산호분식의 사장님 역시 이런 가게 외관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으나, 생업으로 인해 외관을 바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밝히기도 하셨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산호분식' 시공 후 <담당작가 - 우다민>


- 기존의 간판 이미지가 빨간색, 흰색으로 강렬하고 옛날 느낌이 강하지만, 외부에 빨간색 플라스틱 식탁과 의자를 활용하고 있기에 기존 색상을 아예 버리기보다는 그것을 활용하는 디자인 방식이 필요했다. 완전히 새로운 느낌보다는 기존 스타일을 유지한 채 깔끔한 브랜딩과 더불어 노후 된 전구 교체를 통해 깨끗한 외관으로 개선시키는 아트테리어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 산호초를 활용한 캐릭터

추가적으로, 아무 의미없던 ‘산호’ 라는 상호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 집중했다. 바닷 속 산호를 통해 산호분식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바닷 속에서 맛있는 분식을 먹으며 말미잘, 미역 돌 등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이런 캐릭터를 통한 점포 브랜딩으로 어디서든 먹어도 맛있는 분식이라는 느낌을 외관에서부터 살리고자 하였다.



#하늘은

▲ '하늘은' 시공 전

- 앞서 소개한 산호분식과 달리 하늘은은 상호에서 점주의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옷 가게이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처럼 포근하고 따듯한 옷을 고객에게 선보이자는 의미에서 지어진 상호는 이곳에서 어떠한 의류를 판매하는지 알 수 있는 상호이기도 하다.

다만, 로고와 간판의 부재로 매장 내 쇼윈도를 보지 않으면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는 외관을 하고 있었다.  또한 얼룩진 어닝은 세련미가 중요한 옷가게로서 큰 단점이기도 했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 '하늘은' 시공 후 <담당작가 - 최은미>


- 아트테리어는 예술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다. 예술가와 점주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함께 디자인을 구상하기에 아트테리어엔 예술가의 예술성과 점주의 철학이 같이 담긴다고도 할 수 있다.

하늘은의 심플한 아트테리어 간판에도 점포의 철학이 담겨있다. 점포의 의류를 선택하는 핵심가치이기도 한 ‘하늘에 떠있는 구름’ 에서 착안하여 간판의 메인 로고를 흰색과 하늘색, 두 컬러로 이뤄진 구름으로 디자인 하였다. 특히 옷걸이를 연상시키는 구름 디자인은 옷가게라는 점포의 공간성을 잘 드러내는 아트테리어라고 할 수 있겠다. 


▲ 새롭게 디자인 된 아트테리어 명함

아트테리어 작업은 비단 외관개선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점주의 철학이 아트테리어 결과물은 간판이나 시트지 같은 외관 뿐 아니라 명함, 패키지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단발적인 외관개선 작업이 아닌 점주의 가치를 새롭게 브랜딩하는 작업인 것이다.


#.삼광사

▲ '삼광사' 시공 전


- 서순라길 초입에 위치한 삼광사는 천연보석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점포이다. 하지만 색이 바라고 텍스트 중심인 간판으로 인해 점포의 정체성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유리창의 시트지 역시 반투명이다 보니 이질적인 색감의 진열장이 외부에서 봤을 때 오히려 제품 디스플레이를 방해하고 있었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 삼광사 아트테리어 작업의 핵심 포인트는 가시성이었다. 점포 전면부의 불필요한 문구들은 제거하고, 점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상호명과 천연보석 일러스트만을 그려 가시성을 높였다.

상호명의 경우, 평면이었던 기존 간판과 다르게 고무스카시를 사용하여 입체감을 더했다. 거기에 가공되지 않은 천연원석 느낌의 심볼을 디자인하여 가게 전면부 텍스트 폰트컬러의 톤을 맞춰 가게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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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