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라, 예술과 만나다] 4. 화룡점정

[종로구 2022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지원사업 참여점포 기획기사]



화룡점정(畵龍點睛)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그린다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채워넣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이다. 


아트테리어는 거리의 화룡점정이란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기존에 이미 인테리어가 완성된 점포들의 아쉬운 부분에 예술로 방점을 찍기 때문이다.  이번 종로구 아트테리어 지원사업이 기존 점포의 어떤 아쉬운 점을 채워 넣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71SYS


- 71SYS 개업한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점포이다. 내부인테리어는 준비돼있지만, 텅 빈 외부 는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전면 우측 벽은 갈라지고 오염도도 심해 개선이 필수적이었다. 게다가 야외 공간으로도 사용되는 점포 외부바닥은 지나가는 차들이 밟아 모서리 부분이 깨져 있는 상태였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 캠핑을 좋아하는 71SYS 사장님의 취향을 반영해 부서진 부분에 인조잔디 시트를 깔아 파손된 흔적을 줄이는 동시에 캠핑의 분위기를 살렸다. 또한, 71SYS의 시그니쳐 캐릭터인 펭귄을 벽면 캐릭터로 디자인 해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과 외부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도 71SYS의 개성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또한 무거운 벽돌들을 쌓아서 거울을 비치해 놓던 화장실 쪽 복도에 캠핑을 컨셉으로 한 외부 디자인과 시각적 무게감을 나눈 플랜테리어 데코를 활용한 전신거울을 배치해 실내 공간의 허전함을 채웠다.



#고려조각 / 다올조각


모든 일이 다 되게 하라는 의미의 ‘다올’, 고려처럼 잘 만든다는 세공의 의미 ‘고려’. 두 개의 점포가 함께 공방으로 쓰고 있는 고려조각과 다올조각은 두 개의 상호에 이전 점포의 간판까지 겹쳐있어 상호가 너무 많은 조잡한 느낌이 났다.

다만, 기존 간판을 철거할 시에 떼어진 자국이나 지저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로고 느낌은 최대한 살려야만 했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최근 유행하는 뉴트로 스타일을 활용해 각진 느낌의 골드 볼드체간판으로 기존 간판이 붙어있던 자리를 대체했다. 또한, 벽면의 시트에도 고려조각과 다올조각 두 개의 상호를 적절히 배치하여 두 명의 점주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이미지를 디자인적으로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항상 이용해 오는 주 고객층을 중심으로 가게가 운영되는 만큼, 가게 외관을 특별하고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점주님들의 작업의 집중도를 높혀줄 그라데이션 썬팅시트 부착시하여 점포 자체에서도 조각 장인의 모습이 물씬 풍길 수 있도록 보여 지는데 집중했다.


 #12먼스


- 12먼스는 12달의 천연탄생석을 활용한 악세서리 가게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았을 때 가게에 대한 특징이 부족하여 어떤 점포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점포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메인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노출도는 높지만, 현재 점포와 상관없는 이전 점포 간판으로 인해 소비자 입장에서 이곳이 어떤 가게인지 인식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기존간판 때문에 서순라길 메인 길목의 모던한 여타 점포들과 이질적인 느낌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여, 우선적으로 가게만의 스토리를 담아 가게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였고 ‘12먼스’ 라는 점포의 상호를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간판 제작이 시급했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 ‘12먼스’의 12달을 상징할 수 있는 ‘천연탄생석’을 의미를 살려서 외부에서 보았을 때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 된 윈도우 시트 작업을 진행하였다.


시트지엔 12달의 천연석의 색상을 추출하여 12개의 점포 심볼마크를 배치하였다. 점포의 정면부보다 측면부의 길이가 더 길고 거리에서도 측면이 부각된다는 점을 고려해 멀리서도 눈에 띄고 점포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또한, ‘대명농산’ 이라고 적혀있던 기존 간판을 ‘12먼스’ 점포에 맞게 간판 교체하였다. 화려함보다는 인근 점포들과 조화를 위해 모던하고 깔끔한 간판으로 디자인 됐다. 



#주현공방




주현공방의 경우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작업하는 공방 겸 악세서리 샵이다. 주얼리업에서 40년을 종사한 장인의 핸드메이드 제작방식과 컴퓨터 캐드 방식으로 제작하는 아들이 함께 주얼리를 만드는 이곳은 점주들의 작업방식에서도 전통과 현대가 섞여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세 개의 작은 점포가 붙어있는 넓은 점포임에도 불구하고 메인 점포 이외의 공간은 지저분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때문에 주현공방은 외관적인 개선보다 실내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개선하여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작품이 두 개의 공간에서 디스플레이 될 수 있도록 공간개선에 집중했다.


[ 아트테리어 개선 작업 이후 ]



공간을 이어줄 수 있는 레일노출식 도어를 메인 점포와 사용하지 않는 공간 사이에 달아 공간을 확장하는 동시에 아버지와 아들이 각자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새롭게 확장된 공간엔 지저분한 벽면에 페인트칠 하고, 오랜 세월 망치질을 하며 핸드메이드로 주얼리를 제작했던 주현공방의 작업방식을 나타낼 수 있는 아트워크를 그려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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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선 기자 다른기사보기